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숫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제5편 |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숫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보통 집값, 학군, 개발 계획, 그리고 모기지 이자율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경험 많은 투자자들은 아침에 부동산 사이트보다 먼저 확인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10-Year Treasury Yield)**다.
언뜻 보면 국채와 부동산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시장에서 이 금리는 주거용과 상업용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금리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모기지 금리도 오른다"고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은행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를 결정할 때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가장 중요한 기준(Benchmark)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은행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로 모기지 금리를 책정한다.
Mortgage Rate ≈ 10-Year Treasury Yield + Risk Spread
여기서 Risk Spread에는 대출자의 신용점수, 대출비율(LTV), 대출기관의 자금조달 비용, 조기상환 위험, 그리고 모기지담보증권(MBS) 시장 상황 등이 반영된다. 다시 말해 10년 국채금리는 모기지 금리의 출발점이며, 여기에 여러 위험 요소가 더해져 최종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2%이고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이 약 2.3%라면, 모기지 금리는 약 6.5%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다른 조건이 같더라도 모기지 금리도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 변화는 곧바로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같은 소득을 가진 구매자가 빌릴 수 있는 금액은 줄어든다. 월 상환액이 늘어나면서 구매력이 감소하고, 일부 수요자는 주택 구입을 미루거나 더 저렴한 주택을 찾게 된다. 결국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영향을 받는다.
상업용 부동산은 실거주 목적보다 투자수익률이 중요하다. 투자자는 건물이 창출하는 순영업소득(NOI)과 Cap Rate를 기준으로 건물의 가치를 평가한다. 그런데 Cap Rate는 투자자가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반영하며, 그 기준점 가운데 하나 역시 10년 만기 국채금리다.
안전한 미국 국채에서 연 4.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자는 더 위험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그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지고, Cap Rate 역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여기서 중요한 공식이 있다.
건물가격 = NOI ÷ Cap Rate
예를 들어 연간 NOI가 10만 달러인 건물이 있다고 가정하자.
Cap Rate가 5%라면 건물 가치는 약 200만 달러다.
그러나 시장이 요구하는 Cap Rate가 6%로 올라가면 같은 건물의 가치는 약 166만 달러로 낮아질 수 있다.
건물도 그대로이고 임대료도 변하지 않았는데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현상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졌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모기지 금리와 상업용 대출금리도 함께 상승했다. 그 결과 주거용 부동산은 구매력이 약해졌고, 상업용 부동산은 Cap Rate 상승 압력을 받으며 가격 조정이 나타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물론 10년 만기 국채금리만으로 모든 부동산 가격을 설명할 수는 없다. 지역의 인구 증가, 고용시장, 신규 공급, 임차인의 신용도, 리스 계약, 지역 경제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
그러나 큰 흐름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본의 가격, 즉 금리를 이해해야 한다.
많은 초보 투자자는 건물을 먼저 본다.
하지만 경험 많은 투자자는 경제를 먼저 읽는다.
그리고 경제를 읽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가 바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다.
부동산 가격은 단지 벽돌과 콘크리트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의 가격인 금리와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이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다. 부동산을 이해하고 싶다면 집을 보기 전에 먼저 금리의 흐름을 읽는 습관부터 가져야 한다. 그것이 좋은 투자자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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